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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제주 친환경농업인 부부의 죽음을 애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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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8-05 11:43 조회2,0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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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을 더 이상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
 
지난 7월 31일 새벽 제주에서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던 농민 부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지역에서 오랜 기간 친환경 농사를 지어오며 판로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해온 농민 부부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이 부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는, 안전장치 하나 없이 시장 논리에 맡겨진 농산물 유통체계를 비롯한 경쟁력 중심의 정부 농업정책이 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점점 더 살아가기 힘들어지고 있는 작금의 농업 현실이 이 농가를 결국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극단적 선택을 한 이 농가의 경우, 친환경 농업으로 감자, 마늘, 양파, 단호박, 대파 등을 생산하였지만, 판로의 어려움이 반복되고, 계속 늘어가는 빚의 악순환 고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태풍이 몰아쳐 순식간에 한해 농사를 망쳐도, 농사가 잘 되어 창고에 가득히 쌓아놓고도 판로가 막혀 헐값에 조차 처분이 힘들어도, 이 모든 감당은 농가 스스로가 짊어져야 했다.
 
최근 양파, 마늘 등의 파동에서 보듯 농산물이 시장에 맡겨진 채로 그 부담을 농민 스스로가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사례들이 빈번해지며, 농민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근본이 되는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소명의식이 아니라 어떤 작물을 선택하고 어떤 유통라인을 통해야 그나마 생산비라도 건질 것인가를 저울질하는 처지에 몰려 있다. 마치 매번 잃기만 하는 원치 않은 도박판에 떠밀려 들어가 있는 형국인 셈이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안정과 경영안정에 대한 농민들의 절박한 요구에 답해야 한다. 식량자급률 23%, OECD 최저인 나라에서 기후변화 등으로 생산 안정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농산물 가격은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농민들은 죽음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 가격안정제, 수급조절 등 일이 터질 때만 이야기되다 흐지부지 말뿐이다. 친환경농업을 육성하겠다고, 국정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말은 하지만, 정작 현실은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고 일반농산물로 판매하거나 갈아 업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친환경농업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는 현실이다. 왜곡된 시장경쟁의 논리속에 어떠한 보호 장치도 없이 세상에 내팽개쳐 지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농민들이 죽어서는 안된다. 정부는 이번 농민부부의 죽음이 개인적인 생활고로 인한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농부로서 가치철학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해도 그 농부가 살 수 없을 만큼 힘든 상황으로 내모는 이 모순적인 구조를 바꾸어 내야 한다. 생명을 가꾸는 농민이 살 수 없는 환경은 결국 식량주권을 상실한, 먹을거리 식민지 나라로 가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유독 농업에 대해 무관심과 비개혁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농업을 소홀히 하는 정부는 국민의 미래와 안위를 책임질 수 없다. 그 어떠한 정책보다 앞서 최우선적으로 농업에 대해 보다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개혁 의지와 정책을 제시하고 실행할 것을 다시한 번 촉구한다. 더 이상 농민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

2019년 8월 5일
 
가톨릭농민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쌀생산자협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환경농업단체연합회(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 행복중심생산자회, 자연을닮은사람들, 생드르영농조합법인, 한국친환경농산물가공생산자협회, 전국귀농운동본부, 홍성환경농업마을, 정농회,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제주귀한농부, 농업회사 봉하마을, 두레생산자회, 팔당생명살림, 뫼내뜰영농조합, 삼죽농협, 생태유아공동체, 원주생명농업, 푸른들영농조합, 야마기시즘실현지, 한마음공동체, 고삼농협, 두레생협연합회, 한국유기농협회, 한살림연합, 흙살림, 행복중심생협연합회,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한국유기농업학회, 제주특별자치도 친환경농업협회, 한살림생산자제주도연합회, 제주귀한농부. 생드르영농조합. e제주영농조합. 느영나영영농조합. 봉소영농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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